한국 관광 데이터랩 통계에서도 단양은 충북을 대표하는 관광 목적지로 꼽힌다. 매년 수백만 명이 방문하고, 주말과 성수기에는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이 몰려든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방문객이 감소하는 흐름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제 단양 관광은 ‘무엇을 더 보여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단양의 관광 인프라는 전국 어느 지역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활용해 고품질 서비스를 만들어낼 전문 인력과 역량이 충분한지는 의문이다.
지역 관광산업은 여전히 안내, 판매, 시설 관리 등 기초적인 서비스 영역에 머물러 있다. 관광상품 기획, 고급 식음 서비스, 체류형 콘텐츠 개발, 고부가가치 프로그램 운영, 데이터 기반 마케팅을 담당할 전문 인력은 부족하다.
관광객이 많다고 반드시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당일 방문객이 많으면 지역에 남는 소비와 일자리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관광객이 하루 더 머물고 지역의 음식과 숙박, 체험을 소비하며 다시 단양을 찾게 하려면 여행의 전 과정을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
특히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위기에 놓인 단양에서 관광은 단순한 여가 산업이 아니다. 청년 일자리를 만들고 생활인구를 늘리며 지역경제를 유지하는 생존산업에 가깝다. 관광이 지역소멸 대응 수단이 되려면 방문객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생산하는 산업으로 전환돼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주목해야 할 사업이 다리안관광지에 조성되는 웰니스센터 ‘스튜디오 다리안W’다. 다리안의 자연환경과 숙박시설, 치유 프로그램을 결합한다면 단양 관광을 관람형에서 체류·회복형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웰니스 관광의 성장 가능성은 이미 세계시장에서 확인되고 있다. 2024년 세계 웰니스 관광시장은 약 8939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으며, 연평균 9%대의 성장세를 이어가 2029년에는 약 1조383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2024년 웰니스 관광 지출이 전년보다 36.2% 증가했고, 여행 횟수는 약 2480만 건을 기록했다. 특히 일반 여행 중 스파와 명상, 건강식, 자연치유 등을 함께 경험하는 ‘2차적 웰니스 여행’이 전체 지출의 84%를 차지한다는 점은 단양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모든 관광객이 웰니스만을 목적으로 단양을 방문할 필요는 없다. 도담삼봉과 만천하스카이워크를 찾은 관광객이 다리안의 웰니스센터나 소선암 치유의숲에서 명상, 요가, 숲 치유, 건강식과 숙박을 추가로 경험하게 하면 된다. 기존 관광객에게 새로운 소비 이유와 체류 동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웰니스센터가 건립된다고 웰니스 관광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시설의 성패는 건물의 규모나 객실 수보다 어떤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요가·명상 지도자, 산림치유 전문가, 건강식 조리 인력, 심리·회복 프로그램 운영자, 관광상품 기획자와 마케터가 없다면 웰니스센터는 이름만 그럴듯한 시설에 머물 수 있다.
웰니스산업은 객실이 아니라 ‘회복의 경험’을 판매하는 산업이다. 좋은 시설을 만드는 것만큼 그 공간을 채울 사람과 프로그램을 키우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부터 전문 관광 인력 양성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다행히 단양에는 단성면 한국호텔관광고등학교라는 자산이 있다. 전국 각지의 학생들이 관광과 조리를 배우기 위해 단양을 찾지만, 졸업 후 지역 취업과 정착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충분하지 않다. 학교와 지역 관광업계, 단양군과 공공기관이 협력해 교육·현장실습·취업·창업·주거 지원을 하나의 정책으로 연결해야 한다.
학교에서 배우고 지역에서 실습하며, 졸업 후 단양에서 일하고 살아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웰니스센터를 비롯한 새로운 관광시설이 외부 인력과 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의 일자리와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체류형 관광의 완성은 결국 사람에게 달려 있다. 관광객에게 하루 더 머물 이유를 제공하고 기억에 남을 경험을 만드는 전문 인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금 인재 양성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시설은 늘어도 지역에는 단순 보조 일자리만 남을 수 있다.
단양은 이미 훌륭한 관광자원과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공간을 채우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사람이다.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은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다. 관광도시 단양의 다음 경쟁력은 새로운 시설의 수가 아니라 지역에서 배우고, 일하고, 살아가는 관광 인재의 수와 역량에서 결정될 것이다.